INFJ-T의 자아성찰/ADHD일기

20대 ADHD 남자의 일기

난슬도담 2021. 7. 29. 20:12

우선 제목의 날짜는 복용일이 아닌 일기를 쓰기 시작한 날짜라는 것을 유의해주셨으면 합니다. 하소연할 때도 없고 스트레스받아서 티스토리 블로그에서나 한번 해소해보려고 합니다. 저랑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찾아요! 같이 해결해봐요.

 

 

제가 ADHD을 의심하게 된 것은 군전역 후에 제 고민과 유사한 사람이 존재하는 지 웹서핑과 커뮤니티를 둘러보는 도중이였습니다. 우선 저는 과거부터 실패만을 겪어왔기에 자신감이 많이 결여되어있고 매사에 부정적인 생각을 자주했습니다. 이런 경향이 심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첫 시험 성적 때문이었더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서 10위권 이내를 기록해온 저이지만 편차치가 높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그때 아마 전교 꼴찌를 했을 겁니다. 공부를 안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저희 고등학교는 야간자습이 오후 11시까지 필수이기 때문에 아마 1시간 정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공부를 14시간 했다고 한다면 7시간은 멍만 때리거나 딴 생각만 했던 것 같네요. 다리를 떨거나 손톱이 아닌 손톱 주변의 살점을 뜯어먹으면서 초조함을 달랬고 수학 문제가 안 풀리면 이 경향은 특히 극대화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이후로 하락된 자존감으로 뭘 해도 안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공부를 포기하지는 않았어요. 고3때까지 끊임없이 공부시간은 줄이지 않고 계속했죠. 

그럼에도 성적은 나빠지기만 하고 결국 수능을 철저하게 망침으로써 제 자존감과 자존심은 무저갱으로 처박혔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우울증이였습니다. 우울증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결국 누가봐도 우울증이였고 대학 콤플렉스가 있었던 거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던 슬픔에 주변에 대학 이야기만해도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공황장애가 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를 못하면 뭘 해도 실패할 거란 저는 아무리 우울해도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주변의 시선에 너무 신경썻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강박증이라고 해야 될까요. 결국 토익을 공부하다가 이대로면 뭘 해도 안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환기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도피하듯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로 도피했습니다. 뭐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던 적도 있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군대는 오히려 저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공부를 하려고 했죠. 하지만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생기는 불안감이 다시 저를 좀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 방안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가지 책을 읽고 조사한 결과 나 자신이 ADHD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중력이 현저히 낮고 뭘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며 매사에 끈기있게 도전할 수 없었기에 저 자신의 인생과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용기를 내고 검사를 받아봤습니다. 3가지 검사를 받고 ADHD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저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고 고칠 방안을 찾은 것이니깐요. 결과는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40만원 주고 서울에서 받은 검사라 정확도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과거보다는 매우 행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패의 불안감과 과거의 상처는 여전히 저를 몽둥이질을 하지만요 ㅠㅠ

그래도 저는 인생의 실패를 저 자신에 대한 기회로 바꾸는 능력을 아주 약간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지금도 콤플렉스나 부정적인 감정은 많지만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한 일기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